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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년 서울로 상경했을 때 가장 처음 배운 점 중 하나는 여기선 절대 밖에서 조깅을 못 한다는 것이다. 자동차 매연인지 공장 연기인지 뉴스에서만 보던 중국의 미세먼지인지 뭔지 그때는 몰랐지만, 조깅 20분 만에 타들어 가듯 아파오는 허파를 핑계 삼아 작년 봄 다이어트를 포기한 기억이 있다.

최근 혼자 살게 되면서 배운 점은 서울에선 창문을 열어놓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. 음식 냄새 배는 게 싫어서 창문을 자주 여는 편인데 더는 그럴 수가 없다. 계속 닦아도 닦아도 줄지 않는 먼지가 대체 무슨 까닭에 모이는 건지 의아해하던 중 어느 날 깨달았다. 전날 대청소를 했는데도 먼지 덩어리가 굴러다니는 원인은 단 하나. 바로 바깥의 미세먼지가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와 켜켜이 쌓이는 것이다.

이번 주 사무실을 떠나 외근하며 배운 점은 난 몹시 나쁜 팀장이라는 것이다. 나도 모르는 사이 각 팀원의 감정에 상관없이 불신하게 행동하며 그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. 처음 팀을 구성했을 때 사람을 일보다 더 소중히 여기고 한 사람 한 사람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하자고 다짐한 게 일 시작한 지 넉 달도 안 돼 파도에 쓸리는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지고 또 무너진다.

달리는데 숨만 찰 때, 방바닥을 수시로 쓸어도 먼지만 쌓일 때, 열심히 한 다짐이 무너지기만 때, 같은 벽에 부딪힌다. 매일 기도로, 매주 예배로, 매년 선교로 나 자신을 회복해도 내 무기력함에 유지가 되질 않는다. 사실 미세먼지 때문에 내가 다이어트를 못한 게 아니고 미세먼지 때문에 내 방에 먼지가 쌓이는 게 아니다. 내가 좀 더 열심히 훈련하고 좀 더 열심히 청소하면 된다. 그것을 방해하는 걸림돌은 오직 내 안의 죄뿐이다. 나 스스로는 도저히 제거되지 않는, 나도 모르는 사이 미세하게 쌓여 내 숨통을 막아버리는 먼지 덩어리들. 미세먼지가 아닌 미죄먼지.